모방론적 관점에서 문학은 삶의 '사실'이 아닌 '진실'을 담고 있다고 할 때, 한국의 1920년대 근대시에서 나타나는 프롤레타리아시, 1930년대의 순수시, 생명파시, 청록파시는 어떤 점에서 삶의 진실을 담고 있는지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시오.

1. 서론

문학은 단순한 삶의 기록이 아니라, 삶에 대한 깊은 해석을 제공하는 예술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방론이 일찍이 정의했듯이, 위대한 문학은 눈앞의 사실(Fact)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선 보편적 진실(Truth)을 추구한다. 특히 격동의 1920년대와 1930년대를 통과하며 형성된 한국 근대시는, 식민지 시대의 억압과 혼돈 속에서 당대인들이 경험했던 실존적 고뇌와 인간 정신의 궁극적인 진실을 포착하는 데 주력했다. 프롤레타리아 시인들이 시대의 모순을 고발했을 때, 순수시와 생명파 시인들이 내면의 절대성을 탐구했을 때, 그리고 청록파 시인들이 자연을 통해 영원성을 추구했을 때, 이 모든 행위는 당대 현실의 표면을 뚫고 들어가 삶의 가장 본질적인 진실을 형상화하려는 처절한 시도였다. 본고는 이 네 가지 주요 시적 경향이 각각 시대적 제약을 넘어선 삶의 ‘진실’을 어떻게 담아냈는지 그 미학적 의미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2. 본론

### 1920년대 프롤레타리아시: 구조적 모순과 윤리적 진실

프롤레타리아 시는 단순히 노동자의 비참한 생활을 사진처럼 기록하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이들이 포착한 진실은 개별 노동자의 고통이 아니라, 식민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구조가 필연적으로 만들어내는 계급적 모순과 착취의 폭력성이다. 프롤레타리아 시인들은 이 부조리한 구조 자체가 당대 삶을 지배하는 핵심 진실임을 폭로하며, 문학을 통해 현실 변혁을 요구하는 강력한 윤리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들의 시는 당대의 독자들에게 사회적 불의에 맞서야 할 필연성을 깨닫게 하는 실천적 진실을 내포한다.

### 1930년대 순수시와 생명파시: 실존적 내면의 진실

1930년대에 들어서며 정치적 억압이 심화되자, 순수시는 외부 세계의 이념적 오염을 거부하고 언어의 미적 완결성과 시인의 순수한 내면으로 침잠한다. 이는 현실 도피가 아니라, 모든 외부 권력으로부터 훼손될 수 없는 인간 정신의 고유한 가치와 절대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실존적 진실의 수호 행위이다. 한편, 생명파시는 생명력 그 자체가 모든 가치를 초월하는 원초적 진실이라고 보며, 병든 시대를 거부하고 원시적 생명력의 회복을 통해 파괴적인 현실을 극복하려는 강렬한 의지를 표출한다. 이처럼 순수시와 생명파시는 사회적 진실이 아닌, 고통 속에서도 인간이 지켜내야 할 근원적인 내면의 진실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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