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의 위기와 재편(1970년대이후)에 대해 논하시오

1. 서론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성과로 꼽히는 복지국가는 1970년대에 들어서며 근본적인 존립의 위기에 직면했다. 보편적 권리를 지향했던 복지국가의 황금기는 갑작스러운 경제적 역풍과 재정 압박 앞에 막을 내리는 듯했다. 유례없는 고통을 겪은 이 시기, 복지국가는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그 철학과 구조 전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미증유의 도전에 직면했다. 본 리포트는 복지국가를 위기로 몰아넣은 구조적 요인들을 심층 분석하며, 그 이후 나타난 재편 과정이 현대 사회 복지 패러다임에 어떤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 고찰한다. 복지국가의 재편 과정은 단순히 과거의 실패가 아닌,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복지 제도의 형태를 규정한 핵심적인 역사적 전환점이다.

2. 본론

복지국가의 위기와 재편 과정은 복합적인 경제적, 이데올로기적 충격의 산물이었다. 이 충격은 기존의 케인즈주의적 합의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새로운 정책 기조를 확립하는 결과를 낳았다.

### 스태그플레이션과 재정 위기: 복지국가 모델의 근본적 흔들림

1970년대 초반 오일 쇼크가 촉발한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은 복지국가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경제적 토대를 뿌리째 흔들었다. 복지국가는 지속적인 성장을 통한 세수 확충을 전제로 설계되었으나, 경제 성장이 정체되고 물가만 상승하는 이 현상은 국가 재정에 치명적인 압박을 가했다. 실업률 증가는 복지 지출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킨 반면, 생산성 저하와 기업 활동 위축은 세수를 감소시키는 이중고를 야기했다. 이러한 재정 위기는 기존의 보편주의적 복지 시스템이 더 이상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광범위한 회의론을 확산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 신자유주의의 부상과 복지 지출의 긴축

경제 위기와 더불어, 국가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 효율성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정책 결정의 주류로 급부상했다. 마가렛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정부들은 복지 지출을 '국가 부채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대대적인 긴축(retrenchment) 정책을 시행했다. 이는 보편적 수당의 선별적 전환, 혜택 수준의 삭감, 그리고 복지 서비스의 민영화 확대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혜자에게 노동시장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활성화 정책(Activation Policy)이 중요하게 도입되면서, 복지국가의 역할은 단순한 빈곤 구제에서 '노동 연계 복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조정되었다. 이는 복지 수혜를 권리뿐만 아니라 의무와 책임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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