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이후 한국 건강증진사업의 현황을 정리하고,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의 팩트시트 26호~29호 중 하나를 골라 선정한 이유, 자신이 알고 있던 사실과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제시하시오

## 팬데믹 이후 한국 건강증진사업의 진화: HP2030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비전

서론: 건강 패러다임의 대전환

21세기의 보건 정책은 질병 치료를 넘어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이후 한국의 건강증진사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환경 변화 속에서 속도와 방향을 재정립하였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환경의 확산은 만성질환 관리와 정신 건강에 새로운 위협을 가하는 동시에, 디지털 헬스케어의 급속한 성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복합적인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수립된 것이 바로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이다. HP2030은 ‘모든 사람이 건강한 삶을 함께 누리는 사회’라는 비전 아래, 향후 10년간 한국 건강증진사업의 로드맵이자 핵심적인 실행 계획이 된다. 본 칼럼에서는 2021년 이후 한국 건강증진사업의 주요 현황을 정리하고, HP2030의 구체적인 목표 중 하나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 1. 2021년 이후 건강증진사업의 주요 변화와 특징

2021년은 건강증진사업이 지역사회 기반의 접근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 분수령이 되는 해다. 팬데믹으로 인해 보건소 중심의 대면 프로그램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정부는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의 표준화와 확산에 집중하였다.

첫째, 디지털 헬스케어의 전면 도입이다. 모바일 앱 기반의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건강 상담 시스템이 시범 사업을 넘어 본격적인 서비스 영역으로 편입되었다. 예를 들어,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은 참여자들의 신체 활동, 식습관, 혈압 등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며 맞춤형 건강 코칭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속적인 관리를 가능하게 하였다.

둘째, 정신 건강과 건강 형평성 강화에 대한 강조다.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불평등 심화는 건강 불평등을 확대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 케어) 사업 내에서 고위험군을 위한 정신 건강 상담 및 심리지원 프로그램이 대폭 확대되었다. 기존의 사업이 흡연, 절주 등 행태 개선에 집중했다면, 2021년 이후는 사회적 결정 요인을 해소하고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이 심화되었다.

### 2. HP2030 팩트시트 27호(신체활동) 선정과 통찰

HP2030은 6개 영역 27개 중점 과제를 설정하였는데, 이 중 나는 **팩트시트 27호(신체활동 및 비활동 시간 감소)**를 선정하여 분석한다.

**선정 이유:** 팬데믹 기간 동안 원격 근무와 온라인 교육의 확산으로 전 국민의 좌식 생활 시간(Sedentary Time)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신체활동 부족은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 발생 위험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핵심적인 행태 요인이다. 따라서 건강 수명 연장이라는 HP2030의 최우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는 포괄적이고 강력한 개입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였다.

**기존에 알고 있던 사실:** 한국인의 신체활동 실천율(중강도 이상 주 150분 이상)은 OECD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특히 청소년과 직장인의 좌식 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기존 사업들이 주로 '운동 장려'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 팩트시트 27호는 단순히 신체활동 실천율 증가 목표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고위험군 비활동 시간(하루 7시간 이상)'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학교, 직장, 지역사회가 연계된 환경 조성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보건복지부는 교육부와 협력하여 학생들의 비활동 시간을 측정하고, 직장인을 대상으로는 업무 시간 중 스트레칭 및 걷기 습관을 독려하는 캠페인과 함께 인센티브 제도를 연동하고 있다. 이는 '신체활동'을 개인의 노력 영역이 아닌, '환경적 지원'의 영역으로 확대했다는 통찰을 제공한다.

### 3. 지속 가능한 건강증진을 위한 도전 과제

HP2030이 제시하는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도전 과제가 남아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간, 소득 계층 간 건강 형평성 격차를 해소하는 문제다. 서울 강남구에서 제공하는 고도화된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가 전남 지역의 농어촌 지역에서도 동일한 수준으로 접근 가능하도록 디지털 인프라와 교육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단편적인 사업 추진을 지양하고 지방자치단체, 교육 기관,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다부문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체활동 증진을 위해서는 공공 자전거 확충, 걷기 좋은 도시 환경 조성, 학교 체육 시설 개방 등 물리적 환경 개선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이는 보건복지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다. 건강증진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담보하기 위해 범정부적인 책임감을 확립하는 것이 향후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결론: 건강 불평등 해소라는 궁극적 목표

2021년 이후 한국 건강증진사업은 팬데믹의 위기를 기회 삼아 비대면 기술을 수용하고,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방향으로 질적 성장을 이루었다. HP2030, 특히 팩트시트 27호에서 드러나듯이, 목표는 단순히 수치적 실천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모든 국민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이제 우리는 건강증진사업을 통해 만성질환의 위험을 줄이고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분에 놓인 이들에게도 보편적인 건강권을 보장하는 사회적 통합을 이루어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정부의 임무가 아닌,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필수적인 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