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대한민국의 가족 풍경은 혼인과 혈연이라는 전통적 경계를 급속히 벗어나고 있다. 다문화, 한부모, 비혼 동거, 재혼, 공동체가족, 동성애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전형적 가족'이 우리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현행 가족법과 관련 정책은 여전히 전형적인 가족 모델에 갇혀 이들을 법적 보호와 정책 지원의 사각지대에 방치하는 경향이 짙다. 우리는 이제 법과 제도가 포용해야 할 가족의 범위를 어디까지 확장해야 할지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한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단순히 법 기술적인 해법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포용성과 평등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기준이 되며, 국가의 복지 제공 의무를 실현하는 핵심적인 과제가 된다.
2. 본론
다양한 비전형적 가족을 정책 대상으로 포섭하기 위한 범위 설정의 핵심은 '전통적 형식'이 아닌 '실질적 기능'에 초점을 맞추는 데 있다. 법이 보호해야 할 대상은 '가족을 구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족이 수행하는 기능'이어야 한다.
가족 범위의 기준: ‘실질적 기능적 생활공동체’
정책 대상으로 포함해야 할 가족의 구체적인 범위는 '실질적인 기능적 생활공동체' 여부를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 이는 법적 혼인이나 혈연 관계 유무와 무관하게, 두 명 이상의 구성원이 지속적인 공동 생활을 영위하며 상호 정서적 및 경제적 부양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관계를 포괄해야 함을 의미한다. 비혼 동거, 동성애 가족, 또는 친밀한 공동체가족이 이 기준을 충족할 경우 정책적 보호의 대상이 된다. 특히, 생활공동체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로는 거주 공동성, 재산 관리의 공유, 그리고 일상생활에서의 상호 돌봄 및 부양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 여부를 제시한다. 이러한 기능적 접근은 법적 지위가 부재하여 주거 정책이나 사회보장 혜택에서 소외되는 비전형적 가족들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해소하는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된다. 관계의 형태보다는 상호 책임과 돌봄이라는 가족의 핵심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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