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커트, 헤어펌, 드라이 중 한가지 종목을 선택해서 시술방법, 시술시 주의점 등을 기술하시오

# 펌(Perm) 시술의 깊이 있는 이해: 과학과 디자인의 교차점

헤어펌 시술은 단순한 미용 기술을 넘어, 모발 화학과 디자인 미학이 결합된 고도의 전문 작업이다. 고객에게 영구적인 형태 변화와 스타일을 제공하는 이 과정은, 시술자가 모발의 구조적 이해와 약제의 반응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만 성공적으로 수행된다. 형태와 볼륨을 창조하는 헤어펌 시술의 체계적인 방법론과 잠재적 위험 요소를 관리하는 전문적인 주의점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다.

## 서론: 아름다움을 빚는 화학적 설계

헤어펌은 환원(Reduction)과 산화(Oxidation)라는 두 가지 화학 반응을 통해 모발 내부의 이황화 결합(Disulfide Bonds)을 끊고 재결합시키는 과정이다. 이 시술의 성공 여부는 시술 전 모발 진단의 정확성, 적절한 환원제의 선택, 그리고 정교한 와인딩 기술에 달려 있다. 모발이 이미 염색이나 탈색 등으로 손상된 '다공성 모발'인지, 혹은 건강한 '버진 모발'인지에 따라 약제 선택과 열처리 방법이 극명하게 달라진다. 고객의 두상 형태와 원하는 스타일을 반영한 화학적 설계 능력이 곧 전문 미용인의 역량이다.

## 본론: 펌 시술의 3단계 전문 관리 시스템

### 펌 시술의 과학적 이해: 모발 진단과 환원제 선정

성공적인 펌 시술의 첫걸음은 정확한 모발 진단에서 출발한다. 모발 진단은 모발의 굵기, 밀도, 손상 정도(큐티클 상태), 그리고 탄력성(Elasticity)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다. 특히 손상도에 따른 모발의 다공성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탈색 2회 이상으로 큐티클층이 심하게 파괴된 모발(고도 손상모)에 강한 알칼리성 환원제인 치오글리콜산(Thio)을 사용하면 모발 내부의 단백질이 과도하게 유출되어 펌 직후 컬이 늘어지거나 타는 현상(Over-processing)이 발생한다. 따라서 고도 손상모에는 모발 팽윤도가 낮은 약산성 환원제, 예를 들어 시스테아민(Cysteamine) 계열이나 글리세릴 모노티오글리콜레이트(GMT)와 같은 비교적 순한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반면, 건강하고 굵은 버진 헤어에는 침투력이 강한 알칼리성 치오 계열을 사용하여 결합을 확실하게 끊어주어야 목표 컬을 얻을 수 있다. 약제 선택의 미세한 차이가 모발의 최종 건강도와 컬의 탄력도를 결정한다.

### 와인딩 기술의 정교함: 각도, 텐션, 섹션의 통제

약제가 모발의 결합을 끊어주는 동안, 미용사는 와인딩 기술을 통해 새로운 형태를 부여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텐션(Tension)'과 '각도(Angle)'의 통일성이다.

균일한 텐션을 유지하지 못하면, 특히 네이프(Nape, 목덜미) 부분은 텐션 부족으로 늘어지고, 탑(Top, 정수리) 부분은 과도한 텐션으로 인해 모근이 꺾이거나 손상될 수 있다. 와인딩 시 두피로부터 모발을 90도 또는 45도 각도로 끌어내어 뿌리 부분의 볼륨을 살리는 기술적 처리가 필수적이다. 또한, 섹션(Section)의 두께와 크기 역시 컬의 균일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흔히 볼 수 있는 실패 사례 중 하나는 롯드(Rod) 크기에 비해 섹션을 너무 두껍게 잡는 경우다. 이 경우 약제가 내부 모발에 충분히 침투하지 못하고, 열처리 시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이가 발생하여 결과적으로 펌이 불균일하게 나온다. 브릭(Brick) 패턴, 스파이럴(Spiral) 와인딩 등 목적에 맞는 와인딩 패턴을 선택하고, 시술 전 과정에 걸쳐 정확한 텐션과 각도를 유지하는 것이 시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이다.

### 중화 과정과 후처리: 컬의 안정화와 주의점

펌 시술의 성공은 환원 과정을 거쳐 형태를 만든 후, 이 형태를 영구적으로 고정하는 중화 과정에서 완성된다. 중화제(산화제)는 주로 브롬산나트륨(Sodium Bromate)이나 과산화수소(Hydrogen Peroxide)를 사용하며, 이는 절단되었던 이황화 결합을 다시 이어 붙이는 역할을 한다.

중화 시간이 너무 짧거나 중화제가 모발 전체에 고르게 도포되지 않으면, 환원 반응이 완전히 멈추지 않아 남은 환원제가 시술 후에도 모발 내부에서 지속적인 손상을 유발한다(Post-chemical Damage). 일반적인 중화 시간은 5분에서 7분이며, 이 시간을 정확히 지켜야 한다. 특히 열펌(디지털펌, 셋팅펌)의 경우, 열처리로 인한 잔열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중화제를 도포하면 열과 화학 물질이 반응하여 모발 손상이 가중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충분히 냉각된 후에 중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시술 후에는 고객에게 최소 48시간 동안 샴푸를 피하도록 권고해야 한다. 이는 재결합된 이황화 결합이 완전히 안정화되는 데 필요한 시간이며, 이 시간을 지켜야 컬의 유지력이 높아진다.

## 결론: 맞춤형 펌 디자인으로의 진화

헤어펌 시술은 단순히 컬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아닌, 모발의 생화학적 특성을 이해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춘 맞춤형 디자인을 구현하는 전문 분야이다. 정확한 모발 진단을 통한 약제 선택, 섬세하고 일관된 와인딩 기술, 그리고 화학적 반응을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중화 과정은 펌 시술의 세 가지 핵심 축이다.

최근 미용 산업은 개인화된 모발 상태에 최적화된 저손상 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숙련된 미용인은 이러한 과학적 진보를 바탕으로,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모발의 건강까지 책임지는 컨설턴트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펌은 예술적 감각과 과학적 지식이 조화될 때 비로소 최상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전문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