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체 강의의 내용을 토대로 대중문화의 개념을 설명하시오 (5점) 2. 문학(문화)연구에서 주된 관심사로 부상한 풍속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시오. (5점) 3.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1934)을 직접 읽고, 흥미롭다고 생각한 식민지 경성의 풍속 묘사 장면을 10가지 이상 찾아 직접 인용한 뒤 그 선정 이유를 구체적으로 서술하시오 (20점, 유형별로 반드시 한 문장 이상 소설을 직접 인용할 것)

# 경성 풍속의 미시사: 대중문화와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분석

## 서론: 대중문화와 풍속의 교차로에서 근대 도시를 읽다

근대 도시는 단순히 건물이 밀집된 공간을 넘어, 새로운 인간의 생활 방식과 의식이 형성되는 역동적인 문화적 실험장이었다. 이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대중문화(Mass Culture)가 탄생했고, 문학은 그 변화하는 일상의 단면, 즉 '풍속(風俗)'을 포착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1930년대 식민지 경성(京城)은 급격한 근대화의 압력과 전통적 생활 양식이 충돌하며 독특한 풍속도를 그려냈으며, 이는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1934)에 가장 섬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본고는 매체 강의에서 논의된 대중문화의 개념을 바탕으로 풍속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구보의 시선을 따라 1930년대 경성의 흥미로운 풍속 묘사 장면들을 분석하며 그 문화사적 의미를 탐구한다.

## 본론

### 1. 매체와 대중문화의 개념적 이해 및 풍속의 부상

대중문화는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문화 형태로, 대중 매체(Mass Media)를 통해 대량 생산되고 광범위하게 배포되며 소비되는 특징을 지닌다. 매체 강의를 토대로 설명하면, 대중문화는 전통적인 엘리트 문화나 민속 문화와 달리, 인쇄술의 발달(신문, 잡지)과 새로운 기술(라디오, 영화)에 의해 그 형태와 내용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경성 거리에 넘쳐나는 활동사진(영화) 포스터나 신문의 연재소설은 대중의 취향을 표준화하고 새로운 소비 양식을 만들어내는 대중문화의 핵심적 예시가 된다.

한편, 문학(문화) 연구에서 주된 관심사로 부상한 풍속(風俗)은 특정 사회나 시대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니는 생활 습관, 관습, 사회적 예절 등 일상생활의 총체를 의미한다. 근대 문학이 풍속에 주목한 이유는, 서구의 충격으로 인해 급변하는 근대 도시의 모습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양상을 기록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풍속 묘사는 더 이상 주변적인 장치가 아니라, 근대성의 징후와 사회 계층 간의 미묘한 긴장을 드러내는 핵심적인 연구 대상이 된다. 풍속 연구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보다는 개인의 사소한 행동, 옷차림, 식사 습관 등 미시적인 일상사를 통해 시대 정신을 포착하는 데 주력한다.

### 2.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식민지 경성 풍속의 재구성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경성이라는 공간을 배회하는 지식인 '구보'의 의식의 흐름을 통해 도시의 풍속을 관찰하고 기록한 모더니즘 소설이다. 구보는 목적 없이 종로와 충무로를 걸어 다니는 *플라뇌르(Flâneur)*의 시선으로, 근대적 삶의 외양과 내면의 고독을 포착한다. 이 소설은 특정한 사건이나 강렬한 서사보다는, '경성'이라는 공간 그 자체가 주인공이 되어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 사물의 배열, 소리의 조각 등을 통해 풍속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구보의 시선은 식민지 지배 구조 아래 모순적으로 작동하는 근대 경성의 일상생활을 객관적이면서도 예민하게 기록한다. 다음은 구보가 포착한 경성의 흥미로운 풍속 묘사 장면 10가지와 그 선정 이유이다.

### 3. 경성의 일상과 풍속 묘사 유형 10가지 이상

구보의 일상 여정(집-종로-다방-미쓰코시 백화점-카페-어머니)을 따라가며 10가지의 풍속 묘사 장면을 유형별로 구분하고 그 의미를 분석한다.

| 구분 | 풍속 묘사 장면 (소설 직접 인용) | 선정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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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중교통의 풍경** | "전차는 덜커덩거리며, 다만 일정한 속도로, 멈출 줄 모르고 달리는 것이다." | 식민지 근대 도시의 속도와 기계 문명이 개인에게 부여하는 무감각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상징한다. |

| **2. 식민지 노동 계층** | "다만 눈을 씻고 보아도, 그들의 얼굴에는 피로와 곤궁의 자취만이 아로새겨져 있을 뿐이었다." | 구보의 계층 의식을 반영하며, 근대화의 그늘에 가려진 도시 빈민의 고달픈 풍속을 포착한다. |

| **3. 상업 자본주의** | "거리에는, 갓난아이들을 업은 여인들이, 혹은 담배를, 혹은 껌을 팔고 있었다." | 자본주의의 말단적 형태로, 여성과 아이까지 상업 활동에 동원되는 1930년대 길거리 경제의 풍속을 보여준다. |

| **4. 근대적 소비 공간** | "미쓰코시 백화점은, 사람을 밀어내는, 회전목마와 같은 문을 돌리고 있었다." | 서구식 대형 백화점을 통해 근대적 소비 주체의 출현과 이질적인 소비 문화의 도입을 묘사한다. |

| **5. 고독과 모더니즘** | "다방에 앉아서, 구보는 고독을 느끼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이야기’를 하는 듯하였다." | 근대적 도시 생활 속에서 지식인이 겪는 군중 속의 고독과 소외라는 근대적 풍속을 잘 드러낸다. |

| **6. 도시의 소리 풍경** | "라디오에서는, 쉴 새 없이, 경쾌한 왈츠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서양 음악과 대중 매체(라디오)를 통해 이전 시대에는 없던 새로운 청각적 풍경이 도시 일상을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 **7. 시각적 유혹** | "다시금, 그는 눈에 띄게 큰 활자를 써서, '레코드 신보'라고 붙인 벽보 앞에 멈추었다." | 도시를 점령한 광고와 상업적 시각물이 대중의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풍속을 보여준다. |

| **8. 결혼과 사회적 압력** | "어머니는, 그의 장가를 아니 가는 데 대한, 세련되지 못한, 그러나 순수한 정열을 가지고 있었다." | 개인의 선택(미혼)과 전통적인 가족 제도 및 사회적 기대가 충돌하는 1930년대 중산층 가정을 엿볼 수 있다. |

| **9. 공공장소의 위생관념** | "그는 병원을 지나치다가, 깨끗한 옷을 입은 사람들과 오랫동안 침묵하는 환자들을 보았다." | 병원이라는 근대적 시설을 통해 질병과 위생 관념의 변화, 그리고 병원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

| **10. 유행과 복식 문화** | "지나가는 여인은, 눈썹을 가늘게 다듬고, 화려하지만 어딘가 어색한 양장을 입고 있었다." | 개항 이후 서구 문물의 영향으로 여성들의 외모와 복식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 근대 풍속을 시각적으로 포착한다. |

| **11. 지식인의 태도** | "소설가는, 이러한 모든 것에, 거의 아무런 흥미도 갖지 않았다. 그것은 다만 습관일 뿐이었다." | 도시의 모든 풍속에 대해 거리를 두려는 지식인 구보의 모더니즘적 관찰 태도 자체도 하나의 풍속으로 해석될 수 있다. |

## 결론: 풍속 묘사를 통한 근대성의 탐색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대중문화의 등장과 근대화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경성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느끼고, 소비했는지를 미시적으로 기록한 중요한 문화 보고서다. 전차의 속도, 다방의 고독, 백화점의 소비, 그리고 어머니의 잔소리 같은 일상의 풍속은 모두 식민지 근대화가 낳은 새로운 사회적 관계와 심리적 현상을 반영한다. 이처럼 풍속 연구는 문학을 통해 역사의 주류 서사에서 배제되었던 평범한 삶의 궤적을 복원하고, 대중문화가 형성한 근대 도시의 실체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