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이 생각한 인간다운 인간은 어떠한 인간인가?

# 플라톤이 생각한 인간다운 인간은 어떠한 인간인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다운 삶’과 ‘정의로운 국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 물질적 풍요가 인간의 가치를 규정하려 할 때, 플라톤이 제시했던 인간의 완성된 모습은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지적 나침반을 재정비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플라톤에게 인간다움이란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를 넘어, 영혼의 본질을 실현하고 최고의 선(善)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를 의미한다. 특히 그의 주저 『국가(Republic)』에서 정교하게 다루어진 이상적인 인간상은 개인의 내면적 질서와 사회적 정의가 어떻게 통합되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본 칼럼은 플라톤 철학의 핵심 개념을 통해 그가 진정으로 인간답다고 여겼던 존재의 모습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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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혼의 삼분설과 내적 조화

플라톤 철학에서 인간다움의 근본 조건은 영혼의 구조와 그 내부의 질서에서 출발한다. 그는 인간의 영혼을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눈다. 첫째, 진리와 앎을 추구하는 **이성(Logistikon)**, 둘째, 명예와 정의감을 추구하며 이성을 돕는 **기개(Thymoeides)**, 셋째, 식욕, 성욕 등 육체적 만족을 추구하는 **욕망(Epithymia)**이다.

인간다운 인간이란 이 세 부분이 단순히 존재하는 상태가 아니라, 이성이 마부로서 영혼 전체를 지배하고 통제하는 상태에 이른 존재다. 예를 들어, 격렬한 훈련과 경쟁을 견뎌내야 하는 운동선수가 눈앞의 달콤한 휴식이나 고칼로리 음식(욕망)의 유혹을 물리치고, 끈기(기개)를 발휘하여 계획된 훈련(이성)을 완수할 때, 그는 플라톤이 말하는 내적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만약 욕망이 이성의 통제를 벗어나 무절제하게 행동한다면, 그 영혼은 병들고 불안정해지며, 인간은 본래의 품위를 잃어버린다. 따라서 플라톤에게 인간다운 삶은 곧 ‘이성의 통치’를 통해 영혼이 건강하고 균형 잡힌 상태를 유지하는 데 있다.

## ### 사주덕(四主德)의 실현: 정의로운 삶의 완성

내적 조화는 필연적으로 외적 실천, 즉 미덕(Virtues)으로 발현된다. 플라톤은 이성, 기개, 욕망의 세 부분이 각기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할 때 발생하는 네 가지 주된 덕목, 즉 사주덕(Cardinal Virtues)을 제시한다.

이성이 탁월하게 기능할 때 **지혜(Sophia)**가, 기개가 이성의 명령에 따라 위험에 맞설 때 **용기(Andreia)**가, 욕망이 이성에 순종하고 절제할 때 **절제(Sophrosyne)**가 발생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덕목인 **정의(Dikaiosyne)**는 이 세 덕목이 조화롭게 통합되어 영혼 전체의 기능이 최적으로 작동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플라톤에게 정의로운 인간이란 사회적 법규를 잘 지키는 것을 넘어, 자신의 영혼 속에서 완전한 질서를 확립한 사람이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각 악기(영혼의 부분)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하여 아름다운 화음(정의)을 창조하듯이, 인간다운 인간은 자신의 모든 정신적 자원을 조화롭게 사용하여 정의로운 삶을 살아낸다. 예를 들어, 공정한 재판을 진행하는 판사가 사적인 감정이나 금전적 이득(욕망)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진실(이성)만을 추구하며 판결을 내릴 때, 그는 정의의 덕을 실현하는 인간다운 인간의 전형이 된다.

## ### 선의 이데아를 향한 이성적 상승

플라톤이 생각한 이상적인 인간은 단순히 내면의 윤리적 질서만을 갖춘 존재가 아니다. 진정으로 인간다운 인간은 현실 세계의 불완전함을 넘어, 영원불변하는 진리, 즉 **이데아(Idea)**의 세계를 향해 끊임없이 이성을 사용해 상승하는 존재다. 이데아 중에서도 가장 최상의 것은 **선의 이데아(Form of the Good)**이며, 이는 모든 지식과 존재의 궁극적인 근원이다.

이성의 통치를 받는 인간은 감각적인 만족이나 일시적인 행복에 머무르지 않고, 왜 사는가, 무엇이 진정한 아름다움인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탐구한다. 이는 지적 성찰을 통해 무지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지식에 도달하려는 노력이다. 마치 동굴의 비유에서 쇠사슬을 끊고 동굴 밖 태양(선의 이데아)을 향해 나아가는 수감자처럼, 인간다운 인간은 끊임없이 자기 개선과 지적 탐구를 멈추지 않는다.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전문 분야를 넘어서 인류 전체의 지식 발전에 기여하려는 연구자나, 보편적 진리를 가르치려는 참된 교육자는 이성적 상승을 실현하는 플라톤적 인간의 모습이다. 그들은 개인적인 이익이 아닌, 보편적 진리 그 자체를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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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이 그린 인간다운 인간의 모습은 영혼의 통치자로서 이성을 확립하고, 정의를 비롯한 사주덕을 실천하며, 궁극적으로 선의 이데아를 향해 영혼을 정화하는 존재다. 이 모델은 단순히 철학적 사변에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인간의 본질이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강력한 윤리적 청사진을 제공한다.

이러한 인간상의 완성은 곧 플라톤이 이상적인 통치자로 상정했던 **철인 통치자(Philosopher King)**의 자격 조건이 된다. 철인 통치자는 최고의 지혜와 정의를 갖추었기에 사적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공공의 선을 추구할 수 있다. 결국 플라톤에게 인간다운 인간이란, 자신을 완벽하게 다스릴 능력을 갖춘 자이며, 이는 곧 사회 전체를 정의롭게 다스릴 수 있는 잠재력을 의미한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플라톤의 지혜를 통해, 외부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내적 질서와 이성적 완성도야말로 진정한 인간다움의 척도임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