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 죽어가는 행성에서 에코페미니스트로 살기 독후감

1. 서론

인류는 지금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라는 절멸의 기로에 서 있으며, 이에 대한 주류적 반응은 종종 지구를 버리고 새로운 행성으로 이동하는 기술적 탈출구 모색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로 지구를 떠날 수 있는가. 이 독후감은 사만다 스미스의 저서 "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 죽어가는 행성에서 에코페미니스트로 살기"를 분석하며, 이러한 탈출 지상주의의 헛된 꿈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본 리포트는 인류세의 위기 속에서 지구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하는 에코페미니즘적 접근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지구를 파괴하고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행성에 남아 보살핌의 윤리를 실천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 전략임을 역설하는 책의 메시지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2. 본론

이 책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머물 것인가'이다. 저자는 현대 사회의 기술 결정론과 자본주의적 확장이 낳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부하며, 지구를 단순한 자원으로 취급하는 시각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탈출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

저자는 화성 이주나 인공지능에 의한 구원과 같은 기술적 탈출 환상이 근본적으로는 지구상에서 계층적 폭력을 재생산하는 엘리트주의적 발상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구를 소비하고 버릴 수 있는 대상으로 보는 이러한 관점은 자본주의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사고방식의 최종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위기가 닥쳤을 때 소수의 자원과 지배력을 가진 자들만 도피할 수 있다는 이기적인 전제는, 위기를 초래한 구조적 모순을 외면하게 만든다. 우리가 직면한 생태 위기는 기술적 우회로 해결할 수 없으며, 근본적인 윤리적, 관계적 전환을 요구한다.

### 에코페미니즘: 보살핌의 윤리

그렇다면 죽어가는 행성에서 살아남는 길은 무엇인가. 이 책은 '보살핌의 윤리(Ethics of Care)'에 기반한 에코페미니즘적 생존 전략을 제안한다. 에코페미니즘은 오랫동안 억압받아온 여성의 지위와 착취당하는 자연의 지위를 동일시하며, 두 존재 모두의 해방을 목표로 한다. 지구를 단순한 자원이 아닌, 상호 연결된 생명체들의 복잡한 몸체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파괴적인 성장을 멈추고, 공존과 회복의 가치를 우선하는 방식으로 삶의 태도를 전환해야 함을 역설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한한 확장이 아니라, 제한된 공간 속에서 고통받는 모든 존재를 보듬는 '지구적 모성'의 윤리다. 지구에 남아 돌봄과 연대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공동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이 책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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