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와 강의 4장을 공부하고 교재 92페이지의 2번문제 (에로스로서의 사랑-결핍과 충족)에 딸린 6개 문항을 모두 풉니다. 최소분량 제한은 없으며 최대 A4지 3쪽까지 작 성할 수 있습니다.

# 에로스적 열망: 결핍이 이끄는 영원한 충족의 미학

## 서론: 부족함에서 시작되는 가장 강력한 동력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가장 근본적인 감정인 사랑, 특히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정의된 에로스(Eros)는 단순히 낭만적인 감정이나 육체적 욕망을 넘어선 존재론적 질문이다. 플라톤의 대화편 『향연(Symposium)』을 통해 심도 있게 탐구되는 에로스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충만함의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깊은 결핍(Deficiency)에서 솟아나는 강렬한 열망이자 동력이다. 본 칼럼은 교재의 핵심 주제인 '에로스로서의 사랑—결핍과 충족'의 메커니즘을 해부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아름다움과 선(善)이 어떻게 이 결핍의 과정을 통해 성취되는지 탐구한다. 에로스를 이해하는 것은 곧 인간이 영원성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적 운명을 이해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본론 1: 에로스의 중간자적 지위와 결핍의 미학

에로스는 신도 아니고 필멸의 존재도 아닌, 빈곤(Penia)과 풍요(Poros) 사이에서 태어난 중간자적 존재(daimon)다. 이는 에로스가 완전한 아름다움이나 선을 이미 소유하고 있지 않기에 이를 갈망하며, 동시에 그것을 추구할 수 있는 지혜와 자원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에로스는 우리가 무언가를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하는 욕구로 정의된다.

우리가 사과를 갈망할 때, 그것은 우리가 배고프다는 결핍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로스가 추구하는 대상은 일시적인 배고픔을 넘어선 영원한 선과 아름다움이다. 이 결핍은 우리를 현 상태에 머무르지 않게 하는 창조적인 불편함이다. 예를 들어, 극도로 성공적인 예술가나 기업가도 자신의 업적에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창조물이나 더 큰 사회적 영향력을 갈망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물질적 풍요를 넘어선 영원한 가치, 즉 자신의 존재를 지속시키려는 에로스적 열망의 발현이다. 결핍은 움직임의 시작점이며, 충족은 그 움직임의 궁극적인 목적지인 것이다.

## 본론 2: 영원성을 향한 상향 이동: 아름다움의 사다리

에로스적 열망의 충족 과정은 플라톤이 제시한 '아름다움의 사다리(Diotima's Ladder)'를 통해 체계적으로 설명된다. 이는 단순한 충족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정신적인 상승을 통해 궁극적인 아름다움의 형상(Form of Beauty)에 도달하려는 노력이다. 이 사다리는 낮은 단계의 대상에서 높은 단계의 대상으로 옮겨가는 여섯 단계의 정신적 성숙 과정이다.

첫째, 한 육체의 아름다움에서 시작하여 둘째, 모든 육체의 아름다움으로 나아가며, 셋째, 영혼의 아름다움(도덕과 지혜)을 인식한다. 넷째, 법과 제도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다섯째, 학문과 지식 자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여섯째,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불변하는 '절대적인 아름다움 그 자체'를 직관하는 단계에 이른다.

이러한 상승의 과정은 우리의 결핍이 점차 고차원적인 대상으로 승화되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한 청년이 매력적인 외모에 이끌려 사랑을 시작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관계가 지니는 정신적 교감, 즉 상대방의 용기나 지혜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게 되는 변화는 에로스가 육체적 결핍(일시적 충족)에서 정신적 창조(영원한 충족)로 이동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궁극적으로 에로스는 아름다운 것을 소유함으로써 '영원히 행복해지려는' 인간 본연의 욕구이며, 이는 육체적 자녀를 낳거나 혹은 예술, 과학, 철학 등의 형태로 영원한 지적 창조물을 남기는 행위로 구체화된다.

## 결론: 결핍의 수용과 창조적 삶의 완성

에로스로서의 사랑은 결핍을 단순히 부정적인 상태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성숙과 초월을 위한 필수적인 전제로 수용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소유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움직이고, 그 움직임의 궁극적인 방향은 소멸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 영원한 선과 아름다움을 붙잡는 것이다. 에로스는 우리에게 완전한 충족은 현실에서 불가능하며, 대신 끊임없는 갈망을 통해 고차원적인 창조 행위와 정신적 성숙을 이루어내야 함을 가르친다.

따라서 인간의 삶에서 결핍을 인정하는 것은 좌절이 아니라, 영원성을 향한 창조적 노력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출발점이다. 진정한 에로스는 아름다운 대상을 끊임없이 생성하고 보존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확장하고, 불멸의 유산을 남기려는 인간의 가장 고귀한 철학적 투쟁이다. 이 메커니즘을 이해할 때, 우리는 일상 속의 모든 작은 욕망들이 결국 영원한 가치를 향한 거대한 사다리의 한 칸임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