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 교재에 소개된 우리나라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교육사상가 및 실천가 중 1명을 선정하여 생애와 교육사상의 특징을 설명하시오(30점).

# 다산 정약용: 실학을 통해 조선의 교육을 개혁하다

늦은 조선 시대, 사회 구조는 모순으로 가득했고, 관념적인 성리학은 시대적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새로운 학문적 사조, 즉 실학(實學)이 등장했으며, 그 정점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이 우뚝 서 있다. 다산의 교육 사상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선 국가와 사회 전체의 개혁 청사진이었다. 그는 낡은 암기식 교육이 아닌,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과학적인 인재 양성에 몰두했다. 『교육사』 교재에서 다산의 사상은 단순히 한 사상가의 기록이 아니라, 위기에 처한 사회가 교육을 통해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사례로 소개된다. 본고는 정약용의 생애를 관통하는 실학 정신이 그의 교육 사상에서 어떻게 구현되었으며, 오늘날의 교육에 어떤 통찰을 제공하는지 깊이 있게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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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대적 배경과 교육 개혁의 동기: '이(理)'에서 '용(用)'으로

정약용의 삶은 격동의 시대 그 자체였다. 그는 왕실의 총애를 받으며 중앙 정계에 진출했으나, 천주교 탄압 사건으로 인해 긴 유배 생활(주로 강진)을 겪었다. 이 고난의 시기는 그에게 학문적 성찰과 집필의 기회를 제공했으며, 관념적인 성리학의 한계를 절감하고 현실 개혁의 필요성을 깨닫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기존의 조선 교육은 주자학적 성리학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아 ‘이(理, 근원적 원리)’의 탐구와 경전의 주석에 매몰되어 있었다. 이러한 교육은 과거 시험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으며, 백성의 실제 생활이나 국가 운영의 실용적 문제 해결에는 거의 기여하지 못했다. 다산은 이러한 공리공담(空理空談)을 철저히 배격하고, 학문이 반드시 백성의 생활을 이롭게 하고 국가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경세치용(經世致用)’의 실학 사상을 교육의 핵심으로 설정했다. 그의 교육적 동기는 철저히 사회 개혁에 기반을 둔다. 교육은 고고한 지성인의 배출이 아니라, 부패한 관료제를 청산하고 피폐한 민생을 구제할 수 있는 유능한 실천가를 길러내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이었다.

### 2. 실천적 지식을 강조한 교육 사상의 특징

정약용 교육 사상의 가장 큰 특징은 학문과 지식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지식의 축적 자체보다 지식을 활용하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이용후생(利用厚生)’의 가치를 교육 목표로 삼았다. 이는 지식의 목적이 세상의 변화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첫째, **과학적 지식과 기술 교육의 강조**다. 다산은 서양 과학 기술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를 가졌으며, 전통적인 기술을 경시하는 양반 사회의 풍토를 비판했다. 예를 들어, 수원 화성 축조 당시 그가 설계에 기여한 **거중기(擧重機)**는 복잡한 역학 원리를 적용하여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킨 사례이다. 다산은 이러한 실용적인 지식이 교육을 통해 보편적으로 전수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의 교육관에서 수학, 농업 기술, 건축술 등은 단순히 잡학이 아니라 국가의 부강을 위한 필수 과목이었다.

둘째, **실증적 연구 방법의 도입**이다. 다산은 기존 유학자들이 경전을 해석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 조사와 경험을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분석하는 실증주의적 연구 태도를 강조했다. 교육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데이터를 수집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이는 오늘날 탐구 학습이나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의 고전적 형태로 볼 수 있으며, 단순한 암기나 권위에 대한 복종을 거부하는 혁신적인 교육관이다.

### 3. 행정 윤리와 공복 정신을 위한 인재 양성

다산 교육 사상의 또 다른 핵심은 인재 양성의 초점을 국가와 백성을 위한 ‘공복(公僕)’의 역할에 맞춘 점이다. 그는 교육을 받은 사람이 마땅히 부패한 관료 대신 청렴하고 유능한 행정가(목민관)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인 『목민심서(牧民心書)』는 교육과 행정 윤리가 결합된 교재의 전형이다. 이 책은 목민관이 가져야 할 심성 수양에서부터 백성을 다스리는 구체적인 행정 절차, 심지어는 재판과 형벌 집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실무를 상세히 담고 있다. 이는 다산이 교육을 통해 청렴성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키워내고자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는 관리들이 관념적인 예법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세금 제도의 모순을 바로잡고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등 현실적인 개혁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다산 정약용의 교육 사상은 당시 조선 사회의 근본적인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개혁의 도구였다. 그는 학문이 현실을 떠나 존재할 수 없다는 실천적 교육관을 제시하며, 과학적 사고방식과 사회적 책임을 겸비한 새로운 인재상을 구축하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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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이 제시한 실학 기반의 교육 사상은 19세기 암울했던 조선 사회에 던져진 가장 진취적이고 근대적인 비전이었다. 그는 지식이 현장에 적용되어야 하고, 교육이 사회 정의와 공익 실현에 봉사해야 함을 명확히 했다.

오늘날 대한민국 교육이 종종 현실과 동떨어진 입시 경쟁에 매몰된다는 비판을 받을 때, 우리는 다산의 실학 정신에서 깊은 통찰을 얻는다. 그의 교육은 지식의 축적을 넘어 '문제 해결 역량'과 '사회적 책임 의식'을 결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과학 기술과 인문학적 성찰이 결합된 융합 교육이 강조되는 현대에도 다산의 '경세치용'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교육을 통해 사회가 직면한 기후 위기, 양극화, 정치적 갈등과 같은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윤리적이고 실천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야말로 다산이 우리에게 남긴 시대를 초월하는 교육적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