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예술은 시대를 초월한 천재들의 영감으로만 탄생하는가. 아놀드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이 고전적인 질문에 대해 단호한 부정으로 답한다. 선사시대의 동굴 벽화부터 현대의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남긴 모든 예술적 성취는 그 시대의 경제 체제와 사회적 계급 구조라는 거대한 그물망 속에 놓여 있다. 이 방대한 저작이 수십 년간 고전의 반열을 지키는 이유는 단순히 방대한 지식을 나열했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무심코 감상하는 미적 대상 이면에 숨겨진 사회적 역동성과 권력의 역학 관계를 통찰력 있게 꿰뚫어 보기 때문이다. 예술을 이해하는 것은 곧 그 시대를 이해하는 것임을 이 책은 설득력 있게 증명한다.
2. 본론
예술 양식을 규정하는 사회경제적 토대
하우저는 예술 형식이 자율적으로 발전한다는 관념을 뒤엎고, 생산 양식과 사회적 분업이 예술가의 지위와 작품의 양식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임을 강조한다. 중세의 엄격한 기하학적 양식이 봉건적 위계질서를 반영하듯, 르네상스의 개인주의적 화풍은 시민 계급의 부상과 화폐 경제의 발달이라는 토양 위에서 만개했다. 즉, 예술은 시대의 공기를 호흡하며 변모하는 사회적 산물이다.
이데올로기의 투쟁장으로서의 문학
작가의 펜 끝은 당대의 이데올로기적 지형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하우저는 문학적 기법의 변천을 단순한 미적 실험이 아닌, 지배 계급과 신흥 계급 사이의 주도권 다툼이 투영된 결과로 해석한다. 리얼리즘의 등장은 현실의 모순을 직시하고자 했던 부르주아의 요구를 대변하며, 이는 문학이 사회를 비추는 거울인 동시에 체제 변화를 추동하는 유효한 도구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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