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부의 시장개입 근거를 시장실패와 불공평한 분배 측면에서 설명하고, 정부의 시장개입 한계점을 논하시오. (2) 공공책임성(public accountability)의 의의 및 유형을 설명하고, 공공감사제도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이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공공감사가 공공책임성을 제고하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자유롭게 설명하시오.

## 정부와 시장: 개입의 정당성, 책임성의 딜레마

### 서론

현대 국가의 역할은 단순히 국경을 수호하고 법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복잡하게 얽힌 경제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까지 확장된다.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는 행위는 종종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비판을 받지만, 이는 시장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인 결함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우리는 정부의 시장개입이 정당성을 확보하는 근거와 그 한계를 고찰하고, 나아가 이러한 공적 행위의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인 공공책임성(public accountability)의 메커니즘을 심도 있게 논한다. 효율적인 시장 관리와 투명한 공공 책임은 현대 행정의 두 가지 핵심 축이다.

### 정부 시장개입의 근거와 한계: 시장실패와 정부실패의 교차점

정부의 시장개입은 크게 두 가지 핵심 근거, 즉 '시장실패(Market Failure)'의 교정과 '불공평한 분배'의 개선을 목표로 한다.

첫째, 시장실패는 시장 메커니즘이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외부효과(Externalities)**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한 공장이 환경 오염 물질을 배출(부정적 외부효과)할 때, 그 비용은 사회 전체가 부담하지만, 공장은 생산 비용에 이를 반영하지 않아 과잉 생산을 초래한다. 이때 정부는 환경 규제나 탄소세 부과를 통해 사회적 최적 수준으로 생산량을 유도하며 시장실패를 교정한다. 또한, **공공재(Public Goods)**인 국방이나 치안 서비스는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의 특성상 무임승차 문제가 발생하여 시장에서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므로, 정부가 세금을 통해 강제적으로 공급한다.

둘째,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은 필연적으로 부와 소득의 불공평한 분배를 초래한다. 정부는 **누진세** 제도나 **사회복지 프로그램**(예: 기초연금, 실업수당) 등을 통해 소득 재분배 정책을 실행하며 사회 통합과 경제적 안정성을 제고한다. 만약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분배의 불평등은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의 동력을 약화시킨다.

그러나 정부의 개입은 **정부실패(Government Failure)**라는 명확한 한계에 직면한다. 정부실패는 정책 결정 과정의 비효율성, 정보의 비대칭성, 혹은 관료제의 경직성으로 인해 발생한다. 구체적인 예로, 규제 당국이 피규제 집단의 이익에 포획되는 **규제 포획(Regulatory Capture)** 현상은 공익 대신 사익을 증진시켜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초래한다. 또한,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격이 시장 가격보다 높거나(초과 비용),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로 인해 공무원들이 성과를 극대화할 유인이 줄어드는 문제 역시 정부실패의 전형적인 사례다. 따라서 정부는 개입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개입 자체가 낳을 수 있는 비효율성을 최소화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한다.

### 공공책임성 제고를 위한 공공감사제도의 역할

정부의 시장개입이 정당성을 유지하고 정부실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공공책임성(Public Accountability)** 메커니즘이 필수적이다. 공공책임성이란 권한을 위임받은 공직자가 그 행위에 대해 설명(Responsibility)하고 정당성을 입증(Answerability)할 의무를 진다는 의미다.

공공책임성은 책임의 주체와 방식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분류된다. **정치적 책임성**은 선거를 통해 국민에게 응답하는 형태로 나타나며, **법적 책임성**은 법령 준수 및 위반 시 사법적 제재를 통해 확보된다. 또한, **행정적 책임성**은 내부 감독 시스템이나 성과 평가를 통해 달성된다.

이러한 공공책임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핵심 제도 중 하나가 **공공감사제도**다. 공공감사제도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이론 중 **대리인 이론(Principal-Agent Theory)**은 그 역할을 명확히 제시한다. 대리인 이론에 따르면, 시민(주인, Principal)은 정부(대리인, Agent)에게 권한을 위임하여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대리인인 정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거나 비효율성을 초래할 가능성(도덕적 해이, 역선택)이 생긴다.

공공감사는 바로 이 주-대리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대리인 비용을 줄이는 핵심 기제다. 감사 기구는 정부 부처의 재정 운영, 정책 집행의 효율성, 법규 준수 여부 등을 독립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대중에게 공표한다. 예를 들어, 국회 소속의 감사원이나 독립적인 외부 감사를 통해 특정 대형 국책 사업의 예산 낭비 사례나 부적절한 집행이 드러났을 때, 이는 대리인(공직자)이 주인(국민)에게 책임을 지도록 강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공공감사는 단순한 부정 적발을 넘어, 정부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하여 궁극적으로 공공책임성을 완성하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다.

### 결론

정부의 시장개입은 시장실패와 분배 불평등이라는 현실적 문제 해결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행위다. 그러나 동시에 개입은 정부실패의 위험을 내포하며, 이는 통제받지 않는 권력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정부의 성공적인 운영은 개입의 효과성과 함께 공공책임성의 강력한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공공감사제도는 대리인 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정부 활동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직자에게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정치적·행정적 책임성을 강화하는 핵심 도구다. 시장 개입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공공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공공감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정부 운영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담보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신뢰받는 민주 행정을 구축하는 근본적인 통찰이다.